2012년 11월 21일
남영동1985



원래는 좋은 의도의 물건인데 어쩌다가...


실제 역사에서 이들은 회사로 위장해서 일을 했고, 각각의 직책은 회사의 직책으로 불렸습니다.


끌려온 거 자체가 일반상황을 능가하긴 하지만 말이죠.

끝났다면 이 이야기를 이렇게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영화의 진정한 잔혹한 장면의 시작입니다.
내용이 내용인 만큼 고문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고문은 [쏘우]시리즈 등의 이른바 ‘고문 포르노’와는 다른 것입니다. 이 영화의 고문은 시대를 보여주기 위한 고문입니다. 고문 포르노들은 어차피 그것이 극이기에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극중에서 나오는 인물을 죽이기 위한 장치니까 쓸데없이 잔인해질 수 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고문은 그들이 원하는 말을 받아내기 위한 고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그렇기에 보이는 외형은 덜 잔인해 보여도, 즐길 수 없는 진정한 고문을 체감하게 합니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이고요. 그리고 이 고문은 이 영화의 마지막에 준비된 고백을 위한 하나의 준비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은 엄청납니다. 다들 열연을 펼치고 있어요. 당하는 역할인 박원상씨나 고문을 하는 역할인 다른 배우들이나 누가 더 잘 했는지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분이 있죠. 이경영씨 입니다. 농담이 아니고 OCN드라마 [뱀파이어 검사 2]가 지난주에 종영된 게 다행일 정도로 정말로 무서운 프로페셔널 ‘장의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말로 영화 보고 있으면 저 드라마가 지난주에 종영된 게 다행으로 보입니다.

영화 상영 이후 GV가 있었는데 이분이 입을 열자 반응이 참 죽여주더군요..
오카모토 미노루와 불멸의 29만원이 일으킨 이 광기의 시대는 아직 제대로 끝나지도 않았고, 심지어 다시 부활하기 위해서 난리를 피우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것에 대한 경고입니다. 그것을 위한 재연이고, 그것을 위한 고백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바로 지금 필요한 영화가 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이념이나 정치 스탠스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뭐라 왈가왈부하고 싶다면 일단 가서 보세요. 보시고 나서 얘기합시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1. 실제보다 영화상의 고문의 강도는 낮은 편입니다. 실제 이근안이 한 고문의 종류를 보면 아주 상상을 초윌 해요.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표 고문이 요도에 볼펜심 꽂기였다고 하니...
2. 마지막 부분의 고백에서 ‘어떤 분’이 나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엄하게 당하신 분이 그 당한 가치를 부활시키는 곳에 계시면 어쩌자고요...
3. 감독님이 바란 등급은 12세 관람가였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15세 관람가는 받아낼 수 있긴 한데 12세는 조금 힘들었다고 봅니다.
4. [부러진 화살]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배우들은 무보수로 참여했습니다. 영화가 성공해야 이들에게 돈이 돌아가는 식으로 계약했다고 하더군요.
※ 어이, 이근안, 그리고 70~80년대 잘 나가셨다는 고문 전문가들. 마누라년하고 자식새끼들 데리고서 이 영화 꼭 봐라. 두 번 봐라. 너희를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니까.
# by | 2012/11/21 05:14 | 이런영화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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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저는 시비걸러 아무도 안 오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