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사기꾼 돈과 살인소설의 공통점? 어느 한 수입사에 대한 불편한 진실

여기 11월 15일에 개봉하는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영화 커뮤니티 사이에서 논란을 만든 이런 영화도 있습니다.

이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두 영화 사이에는 아주 엄청나게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네모 처리한 곳을 주목하시길.

바로 같은 수입사라는 것입니다.


네, 영화사 폴과 소나무픽쳐스는 같은 회사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차이점이 있죠. [살인소설]은 언론시사도 했고, 영화잡지에서 리뷰도 작성됐으며, 개봉하면 개봉관에서 편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재 사기꾼 돈]도 언론시사를 했고, 영화잡지에 리뷰도 올라갔죠. 하지만, 우리는 개봉일에 이 영화를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아, 극장상영을 해야 보던가 말던가 하!!!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보죠. 예전에 비디오 시장이 활발했을 때, 비디오들 중에서는 XX극장 개봉작, 혹은 극장 개봉작 같은 타이틀을 붙여서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거 같이요.

왜 그랬냐고요? 당시 (시리즈물이 아닌) 비디오의 판매가격은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17600원과 27500원이죠. 극장에 걸린 영화들은 27500원으로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극장에 걸리지 못하는 영화들은 17600원의 가격으로 팔아야 했죠. 이러다보니까는 비디오업체들은 약간의 꼼수를 쓰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스카라 극장이나 단성사나 그 외 작은 극장들 한 곳에서 1일당 1~3회 정도의 상영을 2일에서 3일 정도 하고나서 바로 비디오로 출시시켜 버리는 거죠. 극장 개봉작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서요. 네, 이것도 일종의 편법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욕할 수는 없어요.

개봉이라도 했으니까요. 보고 싶다면 찾아서 볼 수는 있었거든요.

하지만 여기는 얘기가 다릅니다. 네, 소나무픽쳐스는 영화를 수입해서 공개할 때 2개의 이름을 쓴다고 보면 될 겁니다. 하나는 영화사 폴 명의로, 다른 하나는 소나무픽쳐스 본래 이름으로요. 수입사명에 영화사 폴의 이름을 달고 다른 배급사를 통해서 공개가 된 영화들은 대부분 개봉을 했습니다. 혹은 개봉 예정이기도 하죠.
이 영화들이 그 행운의 영화들입니다.

하지만, 소나무픽쳐스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몇몇의 영화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정말 쥐도새도 모르게(개봉한다는 얘기조차 안 하고 그냥 틉니다) 소규모 극장에서 하루나 이틀정도 개봉하거나, 심지어 개봉했는지 의심스러운 영화들도 있습니다.
확실하게 개봉한, 몇 안 되는 케이스.
그나마도 [미요코]는 2008년에 CINDI상영당시 '영화 자체'가 수상하면서 무비콜라주 상영권리를 얻었죠.
수입사는 그 권리를 어거지로 구사한 것으로 보일 지경의 상영 행태를 보여줬습니다.
그나마 상영했다는 증거가 있는 [양문여장].
아마 대부분의 소나무픽쳐스 영화들은 이렇게 상영했을 겁니다.

솔직히 이해는 합니다. 이런 영화들을 크게 틀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은 뻔하고, 아마도 영화사도 극장상영보다는 케이블 방영이나 IPTV, VOD, 유료 다운로드 같은 2차매체의 판권판매를 위해서 영화들을 들여놨겠죠. 네, 그렇다면야 대충 극장 하나에 걸고 몇 번 안 되게 상영하는 건 이해합니다. 이해해요. 정말로요.

그런데 말이죠, 왜 상영하지도 않은 영화를 상영했다고 하면서 비싼 가격을 받으려고 하는 거죠?

여기 하나의 예를 들어드리죠. 9월에 개봉한 [도주왕]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국에서 단 한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14일에 보러 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당일날 밤에 모 사이트에 그가 겪은 황당한 일에 대한 얘기를 글로 적어놨습니다.
작성자는 본인 보호를 위해 가려놨습니다.
원글은 여기를 누르시면 이동합니다.

그런데 입장권 통합전산망에는 이렇게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저기요, 14일에 이미 필름이 올라갔는데 어떻게 17일까지 상영한 거죠?

이미 필름이 서울로 갔다는 것은 상영이 종료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아니, 솔직히 필름이 내려오기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이 부분은 저의 추측일 뿐입니다.) 그런데 전산망에는 떡하니 17일까지 하루에 관객이 2명씩 들어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체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미 철수한 필름이 떡하니 극장에 있어서 존재하지도 않는 극장에서 유령관객 2명씩 딱딱 데려다 놓고 상영됐다는 걸까요?

그리고 그 뒤에 아주 진하게 큰 사태가 터졌죠. 바로 앞에 언급한 [천재 사기꾼 돈]의 상영 사기입니다. 그 이후로는 알아서 몸을 사리는 거 같아 보이기는 합니다.

이거 말고도 의심되는 것들이 꽤 많죠. 통합전산망에 기록도 없는 영화가 개봉작 취급 받아서 걸  가격에 다운로드 가격이 책정되는 걸 보면 좀 너무한다 싶기도 합니다. 저도 한번 미개봉영화의 자막을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그 영화 그냥 IPTV로 직행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국내에 나온 가격은 18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는 미개봉작의 가격은 아무리 비싸게 책정해도 2500원정도에서 책정되는 걸로 알아요. 그런데, 개봉도 하지도 않은 영화가 개봉작 취급을 받아서 최소 3500원 이상의 다운로드 가격, 1만원의 IPTV 가격이 책정된다는 것은 좀 심한 짓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이글을 적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1. 이때까지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혹시라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하고자 함이죠.

2. 솔직해지자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솔직히 개봉작으로 만들고 싶으면, 당신들이 수입한 [양문여장]같이 작은 극장에서 조그마하게라도 트세요. 단, 좀 찾아볼 수 있게 알려주시고요. 그렇게 틀고 개봉작 취급하는 건 이해할 게요. 제발 틀지도 않아 놓고서 개봉작 취급하고 막 함부로 구입가격을 엄하게 올리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네? 그러니까 솔직해집시다.

저들은 보지도 않을 저의 푸념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by 기현 | 2012/11/12 23:58 | 기타등등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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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13 22:50
상영도 안할거면서 예매는 받아갖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돈을 날리게 하다니 이미 범죄 수준인데요(...)

http://zambony.egloos.com/3776658
그러고보면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 이것도 비슷한 경우일려나 싶어 마음이 우울해지는군요 OTL
Commented by 기현 at 2012/11/13 23:11
서류 개봉이죠...그나마 실제 예매는 안 되게 해놓습니다.(완전한 사육 2편 이후로 이런 사기가 성행하게 되었다는 씁쓸한 뒷 얘기가...)

그런데 저 경우는 더 빡도는 게 도주왕과 천재 사기꾼 돈은 맥스무비에서 실제 예매도 되었다는 거죠. 그것도 극장이 상영을 안 하는 시간에 말이죠.

진짜 저건 관객에 대한 모욕이고, 실제로 범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My Fair Lady at 2012/11/14 16:58
와 글 읽는데 저도 화가나네요. 세상에 어쩜 저럴 수 있죠??
Commented by 기현 at 2012/11/14 17:03
돈만 벌면 다 된다 주의가 불러온 일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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