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제이콥

울렁울렁 박물관에 제이콥과 친구들이 놀러옵니다. 창조론을 믿는 친구들과 달리 잘 알지도 못하는 진화론을 주장하던 제이콥은 갑자기 사고가 생기면서 몽키빌로 떨어지고, 거기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해결사 제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종교가 만드는 작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부처재림]이나 2010년도에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언급한 애니메이션들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작품들은 간간히 나오고 있죠. 그 중에는 성공한 작품들도 있고, 시원하게 말아먹다 못해서 같은 종파에게 이단 취급당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2012년, 한국 기독교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안경 끼고 보는 애니메이션 말고요)이 등장하게 됩니다.
종교가 영화 만들면 어떤 사단이 나는지 좋은 예들.
계시받은 사람. 기독교에서도 이단취급했습니다. 당할 만 하죠.
이후 감독(이자 목사ㅅㅋ)은 동화 작가짓으로 피노키오 능욕까지 합니다.

이 작품에 장점이 있다면 많이들 놀라실 겁니다. 그런데 장점이 있어요. 이 작품의 기술입니다. 3억이라는 돈으로 만든 티는 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고, 그렇게 나온 기술이 부산에서 봤었던 [009 Re:사이보그]보다 훨씬 정교하고 움직임이 좋습니다. 크레딧을 보면 남미나 서유럽 쪽에서 아웃소싱을 한 것 같은데, 이들은 거의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해낸 겁니다.
그러나 장점은 여기서 끝입니다. 기술이 좋으면 뭐합니까? 내용이 완전히 개판인데요. 진짜 이건 애들이 한 달 중 주말에 모여서 준비하는 주일학교 연극만도 못한 내용입니다. 스스로가 의도한 부분이라도 제대로 해냈으면 그것에 대한 비웃음과 병맛을 토로할 수 있겠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진행되는 것조차 글로 적어놓은 의도나 시놉시스하고는 완전 따로 놀아요. 어쩌면 상영시간이 80분이 되었으면 그런 식으로 풀어나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재 결과로는 그저 이 꼴일 뿐입니다.
게다가 애들에게 익숙한 디즈니 식 구성을 표방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뮤지컬 씬이 난무하고, 각종 반전과 복선을 깔아놓고서는 그걸 다 써먹긴 하는데 참으로 어이없이 써먹고 앉아있으며. 시나리오 검토만 한 번 했어도 이렇게까지 안 나올 심각한 스토리진행을 보고 있자면 내가 뭐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들 지경이죠.
심각한 문제는 작품에서 말하는 것. 술과 자본주의는 나쁘다 인데, 정작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이들은 그 자본주의가 아니었으면 만들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럴 거면 스스로들 하지, 왜 아웃소싱을 맡긴 겁니까? 더 큰 문제는 그 말하는 것이 기독교의 기본바탕을 완전히 부정하는 꼴이라는 겁니다. 자기네들의 주장을 하려다가 근본을 공격하고 있어요.
성우요? 일단 성우라 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 3명입니다. 한 명은 심지어 1인 다역을 하고 있어요. 네, 이들이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이면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그 중 2명이 경력 10년 이상의 성우들이라면 얘기는 달라지죠. 최향윤과 신용우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니... 하지만 이들 역시 연출부터가 답이 없었던 덕택에 이들의 연기도 개판이 납니다. 그나마 최향윤씨는 자력으로 살아남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신용우씨의 경우는 그냥 모든 걸 포기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발연기로 일관합니다. 야, [명탐정 코난]에서 고정 배역 맡는 사람이 여기서 발연기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 제작진?
한국 기독교의 선민사상이 만들어낸 사상 최강의 병크입니다. 기술은 대단해요. 하지만 기술이 좋다고 해서 그 기술이 개판 오브 개판의 이야기를 살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어떤 작품이든 잘못된 기반에서 시작한 작품은 결국 망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이 작품은 아주 제대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아마 단체 관람으로 흥행은 되겠죠. 하지만 당신들의 작품은 그것이 그저 끝일 겁니다. 영화 끝나고 타겟층조차 어이없어 하는 그 꼴이란 진짜...

1. 내 보다보다 극장 상영 소스를 1080p나 1080i도 아니고 720p를 트는 건 처음 봤습니다. 아놔...

2. 최향윤씨가 왜 하필 이딴 작품에 출연했는지 생각을 해보다가 하나 생각이 나는 게...어디 가도 요즘엔 조연도 못하니 이딴거 주연이라도 하자는 분위기라서 정말 슬픕니다. 그런데 신용우는 왜 이런 데서 나와서 발연기나 작렬하고 있지?

3. 이 작품에서 나오는 주기도문은 재작년 혹은 작년에 개정된 가톨릭 주기도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야, 이거 뭐하자는 거야?

4. 제작사 로고까지 스탭롤이 다 뜨고 나서 쿠키가 하나 있습니다. 보면 짜증이 더 커집니다.

5. 보실 일도 없겠지만 만약 보실 분들께 한마디 드리면 조조나 일반 상영이나 가격이 똑같습니다. 40분짜리라서 5000원이더군요. 굳이 싸게 보겠다고 아침 일찍 극장 가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가셔서 극장이 거의 꽉 찼어도 놀라진 마시길. 단체관람들 많이 오시는 거 같더라고요.

6.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메가박스 쪽에서 평일에 5000원으로 관람하게 해주는 할인권을 1인당 2장씩 주더군요. 시민회관도 아니고 참 메가박스가 많이 힘드나 봐요...ㅠㅠ
시민회관이 된 메가박스...ㅠㅠ
4장인 이유요? 두 사람이 같이 봤거든요...-_-;;;

7. 이 제작사 페북을 뒤져보니 이 작품의 속편의 사진들이 발견되더군요. 너네 정말 할 거냐?
속편 스틸들. 그냥 2편 합해서 개봉하지 그랬어...

by 기현 | 2012/11/11 05:39 | 막장영화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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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12/11/11 10:14
어이쿠 머리야(...) 여러모로 대단한 물건이군요
Commented by 기현 at 2012/11/11 10:23
뭐 그렇죠...ㅠㅠ
Commented by 긁적 at 2012/11/11 16:05
후우-_-)y=o0
가성비가 좋은 영화라도 되었으니 된거죠 뭐.

그러나 상영했다는 거에서 이미 망. orz.
Commented by 기현 at 2012/11/11 16:32
그리고 그걸 돈 주고 봤다는 거에서 여기도 망. orz.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2/11/13 22:47
나올 법하지 않은 성우가 나왔다면 답은 둘중 하나겠죠.
1. 출연료 팍팍 줬거나
2. 가족 중에 교인이 있거나(...)

그래봐야 각본과 녹음연출이 개판이면 아무리 전국구 성우를 데려와도 발연기의 수렁에(...)
Commented by 기현 at 2012/11/13 23:08
최향윤씨는 요즘에 애니 자체에 아예 못나오고 있었죠. 돈도 큰 영향을 끼치겠지만 간만의 주연이라서 나온 것도 있을 겁니다.

신용우씨는...진짜 망했던데요, 말 그대로.
Commented by 감사해여... at 2015/03/29 06:26
감사합니당...덕분에 시간아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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