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리뷰 외전 - 특별상영작 5편 모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는 섹션에 들어가지 않고 그저 그 자체로 상영이 결정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1. 영화 자체가 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상영되는 경우
2. 영화제 게스트로 인한 특별한 상영
3. 업계의 사정(...)

보통 이 3가지 중 하나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보통 특별상영이라 불리며, 때로는 그 안에서 소규모 주제로 묶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의 리뷰는 바로 이런 특별상영작 중 리뷰를 쓴 故 와카마츠 코지 감독의 영화들[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제외한 나머지 특별상영 영화들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왜 외전이냐고요? 절반 격인 2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게 아니니까요.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 솔리드 스테이트 소사이어티 3D
뭐 이 작품은 골수팬들도 많고, 이미 나름대로 평가들도 대부분 나온 작품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제가 평가한다고 해서 거기서 달라질 것도 없을 거 같고요. 세부사항의 몇 부분의 디테일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작품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이 작품은 3D 효과를 위주로 설명을 해 보려 합니다.
디지털 2D로 만든 만화를 3D를 입힌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냐고들 할 겁니다. 그런데 3D의 핵심 중 하나는 '얼마나 잘 튀어나오느냐?'가 아닙니다. 3D의 진짜 핵심은 '얼마나 잘 들어가냐'에 있습니다.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화면 안으로 얼마나 빈 곳이 잘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3D의 질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3D 변환 정도는 [타이타닉]의 3D버전과 거의 맞먹습니다. 즉,처음부터 3D로 보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만든 것 같은 느낌이 있다는 것이죠. 꽤 자연스럽고 잘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도 하나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넷망 침투씬들이 꽤 화려하다는 건 아실 겁니다. 문제는 이걸 3D로 보면 눈이 되게 아픕니다. 영사기 초점의 문제가 아니라 화면 특성을 좀 타는 거 같은데, 넷망 침투씬들은 진짜 눈의 피로도가 심하다면 좀 많이 조심해야 할 정도입니다. 눈물도 나더군요. 그걸 제외한다면 3D는 정말 잘 되었고, 잘 즐겼습니다.

1. [009 Re:사이보그]와 함께 자막이 화면에 아예 붙어서 나오더군요. 번역자 이름도 안 뜬 거 보면 아무래도 국내에 수입사라도 있는 듯 합니다. 개봉은 아무래도 무리일 듯 하고 블루레이라도 내주면 한장 살 수도 있습니다.

009 Re:사이보그
카미야마 켄지의 올해 작품은 SF만화에 있어서는 거의 신성불가침 수준으로 모셔져있고, <가면라이더>의 아버지인 故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전설적인 작품 <사이보그 009>의 최신작입니다. 이것을 만드는 것은 어찌 보면 위험을 동반합니다. 잘 만든다면 엄청난 작품이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지만, 한 순간이라도 삐끗한다면 그 순간부터는 욕의 향연을 아주 다양하게 벌일 수 있을 정도니까요.
이 작품이 호불호가 심각하게 갈릴 지점은 다름 아닌 감독의 연출스타일입니다.  솔직히 캐릭터를 재 디자인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합의의 측면으로 봐줄 수 있는데, 이 작품의 내용은 좀 더 냉정히 생각하면 그냥 이때까지 카미야마 켄지가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나 [동쪽의 에덴]에서 해 왔던 것들의 반복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사람들이 열을 안 받을 수가 없죠. 게다가 이건 골수팬도 상당하고 역사도 상당한 작품입니다. 그런 작품에서 그가 하던 대로 일부 캐릭터는 공기 만들고, 일부 캐릭터는 떡밥 만들며, 일부 캐릭터는 다른데서 하던 짓 하게 하니 이시노모리 쇼타로 팬들은 열 받을 수 밖에요. 그리고 다른 액션들은 다 좋은데, 딱 하나 걸리는게, 인물이 걸어다니는 모습은 무언가 많이 이상합니다. 어색한 정도를 넘어서요. 어떤 애니메이션의 리뷰에서 언급한 대로 진짜 일본 전통 문화하고 연관있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걸 다 이해할 수 있다면 이 작품 즐길 거리는 꽤 많습니다. 액션이나 여러 부분들이 흥미롭긴 해요. 재미도 있고요 문제는 그 흥미와 재미가 여러분의 취향에 맞냐 안 맞냐의 문제겠죠.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스타일을 다 알아서 즐기려 애는 썼는데 솔직히 좋게만은 못 봐주겠더군요.

1. 내년 1월 개봉예정입니다. 3D로 할 거 같다고 하고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2D로 상영되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2. 그런데 진심으로 묻고 싶은게, 왜 영화제는 이 작품을 처음에 15세 등급을 줬다가 전체관람가로 변경시킨 걸까요. 이 작품 내용은 정말로 중학생정도 되어야 겨우 이해가능할 거고, 섹스씬 암시하는 부분도 있는데 말이죠...

내 곁에 있기를
현재 영화산업의 나름 중심지면서도 꽤 변방으로도 볼 수 있는 호주에서 나온 이 영화는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 돌아온 한 가정이 그 여행과 관련된 일을 겪으면서 내부에서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터지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꽤 나름 흥미로울 내용이기도 하죠. 호주에서 나오는 영화는 요즘 많이 보기도 힘드니 희소성도 있고요.
그런데 영화가 참 놀랍게도 상영시간 내내 맹물만 먹이는 기분이 듭니다. 뭔가 재미있고 흥미가 일어날 것 같은 부분들이 꽤 있고, 나름대로 반전과 이야기의 묘미가 있어 보임에도 연출이 그것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영화가 흥미로워질 부분도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게 하죠. 그렇다고 괴작이나 망작의 괴한 맛도 없이 나름대로 기본은 하고있는 연출 때문에 꾸준히 보고 있기는 하는데 재미나 특징은 보이질 않는, 그리하여 맹물만 쳐먹다 나오는 기분이 드는 그런 영화가 되어버리는 거죠.

1. 이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왔던 테레사 팔머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메인스폰서인 아티스트리의 메인모델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상영된 이유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듯 보이네요.

위대한 비행
부산 및 경남 민방인 KNN에서 지난 5월에 4부작으로 야심차게 만든 다큐멘터리가 있었습니다. 나레이션을 배우 차인표씨가 맡은 작품이었죠. 이 작품이 극장판으로 재편집되어 나레이션을 성우 표영재씨가 다시 맡아서 나오게 됐습니다. 작품은 도요새의 이동경로와 그 이동경로를 지나는 것을 따라서 거치는 지방에서의 일들이 전형적인 TV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이 작품의 편집과 진행이 너무 중구난방에다가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도요새를 다루다가 뜬금없이 전혀 다른 부분을 다루고, 다시 도요새를 다루다가 또 다른 부분을 다루고, 이런 일이 상영시간 내내 일어납니다. 분명히 흥미로운 부분들도 꽤 있고, 다양한 새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것들이 중구난방으로 정리가 저언혀 안 된 상태로 나온다고 생각해보세요. 덕택에 이 작품은 재미있을 부분들조차 재미를 모두 잃어버립니다. 차라리 5월에 방영했던 작품을 구해서 보고 싶어질 정도에요. 거기서는 최소한 주제별로 제대로 나누어서 다루었을 테니까요. 극장판 봤다가 원본이 보고 싶어지는, 좀 씁쓸하고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1. 롯데 엔터테인먼트가 이 극장판의 공동제작을 맡았습니다.

2. 극장에 진짜 이렇게까지 사람 없는 건 처음봤습니다. 진짜 혼자 전세내고 놀다 왔어요...ㄷㄷㄷ

3. KNN에서 방영됐던 4부작 방영본은 이곳에 가면 11월 말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단, KNN에서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R2B:리턴 투 베이스
이 영화는 뭐 나름대로 악명도 자자하고, 남들 욕 한 부분들에 저도 동의합니다. 진짜 1시간동안 남길 장면은 다 자르고 잘라야 될 장면만 남기는 베짱이 뭔지 진심으로 궁금해질 정도죠. 그래도 정말 간단하게 얘기를 적자면...
진짜 비, 아니 정지훈은 이걸 보다 [닌자 어세신]을 다시 보면 '아, 그래도 [닌자 어새신]에서는 연기를 했구나.'를 느끼게 합니다. 나머지 조연진들은 그냥 불쌍합니다. 이분들만 따로 모아다가 뭘 해도 잘 나올텐데 감독 제어능력도 0이고 생각도 0이니 뭐 그냥 망했죠. 감독이요? 지금 좋은 말 나오겠습니까? 정말 이런 프로젝트를 왜 저런 사람한테 맡긴 건지 전혀 이해가 안 갈 정도에요. 그냥 제작 잘 안 됐을때 엎었어야 합니다. 진심이에요.

1. 원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의 고고학 부분 상영작 [빨간 마후라](올해 최신 기술 써서 복원)의 후속편격으로 기획한 영화였고, 제작 중간에도 제목이 참 수십차례는 바뀌었을 겁니다. 하아...

2.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마이웨이]보다는 나은 면은 있다고 봐요. [마이웨이]는 진짜 딱 5분만에 '이 영화 투자자 왜 여기에 돈 박아 넣은 거지?'라는 생각이 확 들 정도였으니까요. 이 영화는 그런 면은 그나마 덜 합니다. [마이웨이]보다 이거 보면 제작 의도가 나름대로 타당해 보일 지경이에요.

by 기현 | 2012/10/26 17:29 | 막장영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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