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 영화제 영화 간단 감상 정리

부산에 갔다온지 어느새 10일은 지난거 같은데 아직 정리를 안했더라고요...

리뷰를 쓸 게 몇개 있긴 합니다만, 일단은 간단 감상기로 전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영화제 자체는 글을 쓰긴 했습니다만, 한번 더 쓸 예정입니다. 저 떠나고나서도 대박의 사건들이 왕창 터져주셨으니...

영화는 감상별 순서입니다.

아미르 나데리는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감독입니다. 마르코 벨로키오와 같이 몸은 늙었지만, 그의 정신은 진짜 젊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그는 자기 인생의 대부분을 개척으로 보낸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란에서 검열과 정부에 굴복하며 나름 만든 위치에서 편하게 영화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 탄압을 피해 미국에서 저예산 독립영화를 만들어왔고, 이번에는 일본에서 일본배우들을 데리고 신작을 찍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영화는 일종의 영화찬가입니다. 상업영화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상업성이 제1조건이 되는 현재의 영화들이 아닌, 영화가 영화 자체로 있어왔고, 순수한 영화로서 존재했던 시기에 대한 찬가를 영화는 예기합니다. 그 과정에는 형이 자기때문에 진 빚을 (문자 그대로) 몸으로 갚아나가는 고통이 있고, 그는 그 고통을 영화들로 이겨 나가며 버텨냅니다. 특히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100편의 영화를 생각하면서 100대의 주먹질을 이겨내는 장면은 그 자체로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만약 한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다시 볼 거 같아요. 그 100대의 주먹질과 함께 나오는 100편의 영화리스트는 다시 보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1. 니시지마 히데토시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 나올 수 있던 건 어찌보면 아미르 나데리보다는 떨어질 지도 몰라도 본인도 독립영화라던가 예술영화같은 순수영화의 팬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2. [성월동화]와 [파이터블루]에 나왔던 토키와 다카코가 나오는데, 누군지 못 알아 봤다가 영화 자료 찾다 알았네요...확실히 화장 거의 지우고 나이 좀 먹으니 못 알아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20대 배역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더군요.

3. 원래 주인공으로 예정되었던 분은 안성기씨였다고 합니다. 결국 일정이 틀어져서 지금의 영화가 됐지만요. 그래도 후반작업은 부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4. 시나리오 작가에서 아오야마 신지 이름이 간만에 보여서 반갑더군요. 제작에 있어서 구로사와 기요시와 함께 큰 힘을 썼다고 합니다.

로저 코만의 세계
코먼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제가 이 영화를 안 보면 그게 더 이상하겠죠. 물론 대부분의 얘기는 코먼의 자서전이나 그 외의 여러 자료들에서 나온 얘기들이 꽤 많고, 여전히 뉴월드 픽쳐스 이후는 거의 대부분 안습으로 봐주는 형국입니다만(개인적으로는 이 사람이 진정으로 안습이 된 건 21세기에 들어선 다음이라 봅니다. 이거는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고 따로 글 하나 쓰겠습니다.),이 다큐의 진정한 의의는 다름 아닌 잭 니콜슨, 마틴 스콜세지, 조 단테, 조나단 드미, 론 하워드 등의 그와 연계된 꽤 많은 이들의 육성으로 듣는 이야기들입니다. 그것은 이전의 자료들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그들의 모습과 육성을 통해 내가 알던 사실들이 사실이구나 라는 걸 더더욱 강하게 깨닫게 합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영화의 시작이 정작 본 영화의 블루레이와 DVD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던 [디노샤크]의 제작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은근히 꽤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고 있어요. 그 장면들 보면서 많은 분들이 경악했을 지도 모르지만, 전 보면서 '역시 영감님'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뭐 그분은 그분이니까요. 제가 이 사람 최고의 걸작이자 최고의 도전작이라 보는 침입자에 대한 당대상황과 영화를 만든 이들의 생각을 듣는 것도 진짜 좋았습니다.
만약 로저 코먼에 대한 입문을 하고자 하신다면 이 다큐는 진짜 완벽한 입문용 영화로서 손색이 없을 겁니다.

1. 캐서린 하드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인터뷰가 빠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연계점이 좀 없긴 하지만 故 조지 하이켄루퍼(펙토리 걸 감독)의 인터뷰가 들어간 걸 보고 좀 아쉽더라고요. 데니스 호퍼는 돌아가시기 전에 어떻게 인터뷰라도 했음 더 좋았을 거 같았고요.

2. 돌아가신 분들이 의외로 꽤 많이 나오더군요. 폴 바텔(기존 자료), 시리오 산티아고(기존 자료), 어빈 커쉬너, 조지 하이켄루퍼 등등. 뭔가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3. 이거 보기 전에 제 블로그 보고 오신 분들이 계시더군요...감사할 뿐입니다...ㅠㅠ

화염
70년대 인도영화의 전설이 된 영화이자 현재까지 유명한 악역인 가빠르 싱이 나오는 영화인 화염은 참으로 인도영화스럽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영화 중간마다 당연히 인도영화라면 나올 장면들 다 나오고, 그 외에도 종합적인 액션과 스릴러와 드라마와 멜로가 다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 과하다는 거죠. 특히 상황을 설명하기위해 나오는 플래쉬백은 그걸로 모든 이야기를 다 진행을 해먹을 정도로 너무 자세히 나오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그 플래쉬백에 지쳐서 다음과 같이 말하더군요. 비빔밥을 2인분 시켰더니만 5인분을 던져줬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버리기에는 좀 아깝습니다. 맛살라 시퀀스들은 신나고, 황야의 7인을 베낀 티는 나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진정한 성공은 인도영화 최강의 악역이라 불리는 가빠르 싱일 겁니다. 진짜 영화는 주인공들을 어떻게 짜는가 대신에 악역이 얼마나 나쁜 놈이고, 이 놈을 왜 처치해야 하나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이 캐릭터는 공을 들인 티가 너무 잘 보입니다. 그리고 배우 역시 일생의 완벽한 기회를 잡아서 완벽한 악역을 아주 제대로 보여줍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다른 배우들 역시 꽤 근사한 연기들을 선보이고, 액션씬은 꽤 잘 찍었습니다.

1. 부산에서 상영된 버전은 감독판이 아닙니다. 188분 버전보다는 더 길긴 합니다만 뭔가 조금 이상한 버전이에요. 게다가 결말은 감독판이 아닌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해 바꾼 버전입니다. 만약 이 영화를 보실 분이 있다면, 204분의 감독판을 찾으시길 추천드립니다.

2. 2007년에 람 고팔 바르마라는 감독이 Aag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를 했습니다만...절대 비추드립니다. 보다가 결국 꼭지가 도는 걸 못 참고 1시간 반 만에 껐습니다.(참고로 영화는 2시간 반입니다.)

시대를 앞선 감각으로 장르에 마술걸다, 감독 김기덕
(포스터가 없어서 관련 책자 표지로 대신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에 있어서 김기덕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감독님은 진짜 중요한 존재라 봅니다. 한분은 전후 폐허가 된 한국영화를 현재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게 길을 마련해준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 한국 영화에서 할 수  없던 걸 하게끔 도와준 사람이니까요. 이 다큐는 앞의 김기덕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건 영상자료원 주도 제작 다큐멘터리 전반의 문제겠지만, 끔찍합니다. 좋은 부분을 부풀리는 건 이해를 해요. 하지만 나쁘거나 공인된 문제점들에 대해서 다큐가 선택한 것은 침묵입니다. 네, 압니다. 감독님 다큐 만드는데 안 좋은 얘기를 어떻게 꺼내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공인된 대표작인 [맨발의 청춘]이라면 진짜 이건 다루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다큐는 그 부분들에 대해서 그냥 당대의 현실과 괴리되었다 정도로 넘어가고 있어요. 어쩌면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표절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연출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의 연출은 정말 간만에 본 거 같아요. 연출자의 대상에 대한 이해는 좋은 편입니다만, 그것을 꼭 그렇게 아름답게 포장해서 넘어가야 합니까? 이분이 왜 70년대부터 교육계로 갔는지, 그랬던 당대의 상황은 전혀 다루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국가가 만드는 다큐지만, 이런 부분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건 다큐가 아니라 그냥 작품 쪼가리일 뿐입니다. 시간 문제도 있어서 끝나기 한 2~3분 전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다시 볼 기회가 있다면...글쎄요...

타츠미
에릭 쿠가 3년만에, 그것도 실사영화가 아닌 실존하는 만화가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한 작품을 들고 왔을 때, 개인적으로 패스를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런 패스를 보류한 것은 이 글.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서 왠지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같은 시간에 하는 아티스트 대신에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아티스트를 버릴 만큼의 가치가 있더군요.(아티스트는 개봉 확정되기도 했고요...)
작품은 타츠미 요시히로의 일생과 그의 대표작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런 방식을 선택하면서 그의 일생을 다룬 부분은 컬러로, 그의 만화를 애니메이션화 한 것은 흑백과 단색을 섞어서 보여주는 방법은 꽤 효과적입니다. 그 만화들은 당대의, 아니 어떻게 보면 지금의 일본, 아니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이요, 고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만화를 그렸을 때의 그 느낌을 살려 보여주는 건 꽤나 효과적입니다.
인간으로서의 타츠미 요시히로의 인생을 다루는 부분들도 꽤나 매력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래저래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들을 본인의 나레이션을 통해 풀어놓으며 본인의 그림체로 그려진 그의 모습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입이 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부분, 그림과 실사가 만나는 부분에서는 묘한 감동까지 느껴지게 됩니다.

1.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껄끄럽게 보일 부분들이 조금 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나 후반의 어떤 부분들...그런데 그게 현실들이니까요...

그는 왜 상관을 쏘았는가
인도영화는 볼리우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4개의 언어구역에 따라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분류가 되고, 그 중 큰 북인도가 볼리우드라 불릴 뿐이죠. 하지만 나머지 구역을 그냥 남인도구역이라 부르는 건 부당합니다. 타밀어 구역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영화와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고, 텔구루어 구역은 타밀어 구역과 묶여 취급 당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기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3구역과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드는 다른 구역이 있습니다. 말라야람어 구역은 우리가 아는 인도영화와는 좀 다릅니다. 춤추거나 그런 장면들은 거의 없고, 작가주의라 할 수 있는 감독들이 많으며, (물론 상영시간 긴 맛살라 영화도 있습니다만 )상영시간도 대부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극장에서 보는 영화들과 비슷비슷합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말라야람어 구역에서 온 영화입니다.
인기있는 연극을 바탕으로 대학교의 모의 법정을 빌려 10일동안 촬영한 저예산영화지만, 영화의 밀도는 꽤나 좋습니다. 상황이 진행되면서 정신없이 관객들을 빠지게 하는 것도 대단하고, 각각의 배우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분간지게 하면서 그것에 대한 흥미와 여러 감정들을 들게 하는 것도 대단합니다. 더 대단한 것은 감독이 각각의 상황들과 모습들을 완벽하게 통제해서 보여주는 것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또한 검증된 연극을 통해 만든 영화다 보니 이야기는 꽤 탄탄하고 샛길로 새는 건 없습니다. 단점이라 할만 한 건 두가지. 하나는 음악이 너무 인도영화스러워서 오히려 영화의 집중을 가끔 깰 때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 포스터에도 나오는 아역. 연기가 참 많이 괴롭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순간들입니다. 전체를 따지면 만약 기회가 된다면 보실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1. 그런데 진짜 이거 출품한 양반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니 왜 DTS 리마스터링까지 한 영화를 왜 DV로 영화제에 보내냐고. 한번 그거 대답좀 해보슈.

뱀파이어
[하나와 엘리스] 이후 오랜기간동안 조용했던 감독 이와이 슌지는 올해 미국에서 미국 배우들과 찍은 영화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제목이 뱀파이어고 미국에서 찍은 영화니 설마 좀 상업적으로 볼만하겠지 생각하신 분이 계신다면, 그 생각 접으시죠. 이와이 슌지는 이와이 슌지고, 감독, 각본, 촬영, 편집, 음악의 1인 5역을 한 영화답게 영화는 배우와 스탭들 빼면 그렇게 돈 들어갈 부분들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와이 슌지는 완벽하게 자기 영화의 자유로운 통제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진짜 IMDb의 유저 리뷰의 말이 정확합니다. 정말 당신이 뱀파이어 영화를 보러 온 거라면(특히 트와일라잇 팬이면) 완벽한 그레이트 빅엿을 드시게 될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이와이 슌지의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면 진짜 맘에 드실 겁니다. 외국에서 영어라는 어느정도는 낮선 언어를 통해 영화를 만들어냈지만, 이건 결국 이와이 슌지의 영화고, 이와이 월드에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발레, 감성적인 음악, 지고이네르바이젠, 현실의 비현실적 순간, 그리고 아오이 유우. 그리고 당신이 이와이 월드를 좋아하고 기다린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당신을 위한 영화입니다.
케빈 제거스는 이때까지 기억에도 안남는 역할들만 돌던 것을 넘어서서 외롭고 쓸쓸하고 소통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잘 나타냅니다. 크리스틴 크룩이나 케이샤 캐슬 휴즈나 레이첼 리 쿡 같은 어느정도 이름 있는 배우들은 오래 나오지는 않지만 꽤 필요한 역할들이고요. 의외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건 알츠하이머를 앓는 주인공의 어머니로 나오는 아만다 플러머. 대사가 한마디인데 꽤 강렬한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유일한 일본인 배우이자 감독의 오랜 파트너 아오이 유우는 뭐 그냥 적역이죠. 레이디버드로 나오는 아델레이드 클레멘스도 기억해야 할 이름입니다.
어쨌든 이와이 슌지를 기다리고 이와이 월드의 새로운 모습을 기다리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는 꼭 보셔야 할 겁니다.

1. 의외의 사실인데, 촬영을 캐논 DSLR을 통해 했더군요. 그 덕택에 비상식적인 영화 화면 처리들이 좀 보이기도 합니다.

부러진 화살
(포스터가 나왔지만 등록이 안 된 관계로 스틸로 대처합니다)

[까]의 제대로 된 좆망과 함께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잠수하고 계셨던 정지영 감독님의 감독 복귀작인 부러진 화살은 2006년에 있었던 이른바 석궁교수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과 동명이고 같은 사건을 다룬 책이 있긴 하지만, 감독님은 이 작품을 법정기록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셨다고 하더군요. 즉, 이 작품에서 나오는 모든 상황은 최소한 실제 그런 일이 있었거나 비슷한 움직임이 존재했다는 의미입니다.
작품이 다루는 이야기들은 참으로 요지경입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따라서 웃고 울고 하면서 상황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전 영화가 진행되면서 전혀 웃거나 울지를 못했습니다. 저게 진짜 한국의 법원이고, 법관이며, 법정이고, 검찰들이니까요. 정말 저따우 짓을 하고, 그 짓거리에 우리가 당하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러니 전 영화 보면서 계속 조마조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을 떠나서 영화는 대단합니다. 23회차라는 상당히 적은 숫자의 촬영을 진행했고, 거의 무예산 수준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그것은 전혀 약점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것들이 미묘한 부분들에서 오히려 사실감을 살려줍니다. 그것들을 받혀주는 것은 안성기, 박원상 등의 우리가 아는 중견 배우들, 그리고 정지영 감독님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연출들에 있습니다. 그것들은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들에 집중하고 빠져들게 합니다. 그래서 이기진 못했지만, 절대 지지 않은 결말에 이르르게 되자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0년이 넘게 정지영 감독님 영화를 기다렸습니다. 빨리 이 영화가 제대로 공개되기를, 그리고 수 많은 이들이 봐주기를, 그리고 정지영 감독님의 차기작을 빠른 시일에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1. 현재는 쉐프로 활동하는 배우 김호진의 아내 김지호가 여기서 여기자 역할로 나오더군요. 이제는 진짜로 배우라 불러야 할 거 같았습니다.

2. 정지영 감독님과 문성근씨는 같이 있으시면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두분 닮았어요. 참고로 정지영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드는 데에 일종의 도움이 된 책 <부러진 화살>을 추천한게 문성근씨입니다.

습격 - 레이드
이 영화는 영국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풋스탭스]라는 초저예산 영화를 만들어봤지만, 힘들고 탄압받는 상황을 겪자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공부를 하고, 그 와중에 아시아 액션영화에 관심이 생겨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어릴적부터 무술을 단련하던 이코 우웨이즈를 만나 둘이 함께 [메란타우]를 찍으며 주목 받은 가렛 휴 에반스의 신작입니다.
[메란타우]때도 이런 장르에 대한 이해를 잘 보여준 에반스 감독은 이번작으로 완벽한 이해를 보여줍니다. 솔직히 내용은 정말 단순하지만, 이게 액션 영화기 때문에 단순한 내용은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단순한 순간들을 액션으로 채워넣어버리면 되니까요. 그리고 그 액션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와 과격함을 보여줍니다. 보고 있다보면 입에서는 그저 '으~'나 '워~'같은 신음소리만 나오고 온 몸에는 전율이 일 정도에요. 게다가 그 상황들에 있어서 감독은 전작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영화를 만듭니다. 액션은 가능하면 길게, 그러니 질리지 않게 딱딱 끊어서 보여주고, 드라마는 지루해지기 직전에 보여줄 모습만 딱딱 끊어서 보여줍니다.
그 중심에는 전작인 [메란타우]때 어느정도 연기에 있어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던 이코 우웨이즈가 있습니다. 확실히 지난번보다 훨씬 연기는 자연스러워졌고, 표현도 좋아졌습니다. 액션은 뭐...그걸로 끝내주는 사람이니까요.
이미 부산은 끝났으니 올해 안에 보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내년 1월 개봉이니까요. 하지만 만약에 언제든 간에 영화를 보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후회는 절대 없으실 겁니다.

1. 미국개봉버전은 음악을 린킨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다시 한다고 하고, 현재 인터넷 상에 볼 수 있는 예고편의 음악을 담당한게 그이긴 한데요...차라리 그냥 원래 음악하고 음향이 더 재미있습니다. 소니 픽쳐스, 이 영화 걍 원래대로 내라. 마이크 시노다 음악, 재미없어.

2. 미국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려서 2014년을 목표료 작업중입니다.

3. 참고로 데뷔작인 [풋스탭스]는...못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아닌데...학생영화 기운이 만연합니다. 돈이 없었던 게 좀 컸겠죠. 저라도 만파운드 던져놓고 개같은 상황들 속에서 90분짜리 찍으라면...저 퀄리티 이상 낼 수가 있나 싶네요...

by 천용희 | 2011/10/21 06:28 | 이런영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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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aSpberRy at 2011/10/21 11:23
잘 봤습니다. 올 해는 많지 않은 영화를 보시고 많이 남겨가신 것 같아 뿌듯하시겠습니다.
저는 온갖 악재에 건진 영화도 별로 없어서 ㅠ.ㅠ
나중에 뵙죠
Commented by 천용희 at 2011/10/22 05:27
대충 골라도 영화들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죠. 대부분의 표를 현질해서 본 건데 그 현질이 보람있었습니다.

뭐 지금 안 좋으시니 곧 엄청나게 좋아지실 겁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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