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현씨의 영화공간

보스턴에 사는 아일랜드계 이란성 쌍둥이 코너와 머피는 어느 날 자주 가는 단골 술집에서 갱들과 시비를 붙게 되고, 우연하게 그들을 죽이게 됩니다. 법정은 그들을 정당당위로 판단, 무죄판결을 내리게 되고, 이들은 이것이 신의 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범죄자를 처단하는 정의의 사도(?)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것으로 인해 갱단의 인원들이 죽어나가고, 현장에서 클래식을 들으면서 사건을 살피는 FBI요원 스메커는 점점 쌍둥이들에게 다가섭니다.시작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트로이 더피라는 남자가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그의 주변인들과 몇몇 배우들을 모아서 일반 헐리웃 영화보다 적은 예산인 700만 달러로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큰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영화는 상당한 이들의 지지를 얻어냈고, 그 결과 걸작이나 수작이나 저주받은 걸작의 반열에 들진 못했지만, 컬트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고 질러댄다는 겁니다. 그것은 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멀고 먼 거리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를 끝까지 커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폭주 그 자체입니다. 신을 믿는 형제, 그들이 만든 우연은 비극 대신에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그들을 쫓는 스메커는 점점 그들에게 동조해 갑니다. 이게 다른 영화였다면 ‘이게 뭥미’스럴 수도 있었겠으나, 감독이자 각본가 트로이 더피는 이것을 잘 수습하려 하는 대신에 그냥 냅다 질러버립니다.
그 결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폭주의 연속이고, 그 폭주는 영화에 기묘할 정도의 힘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그 힘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의 막장력이 있고, 그 막장력은 이 영화의 단점이자 장점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를 최소한의 컬트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막장력 아래에서 배우들은 자기 할 일을 합니다. 쌍둥이를 연기하는 노먼 리더스와 숀 패트릭 플래너리는 진짜 이란성 쌍둥이같이 보이고, 호흡도 잘 맞습니다. 이 영화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윌렘 데포는 여장까지 하는 수모(?)를 당하지만, 그 모든 것을 영화를 위해 다 해내면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쌍둥이의 친구로 나오는 데이빗 델라 로코는 그들의 친구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중반부터 나오는 빌리 코넬리 역시 늙은 정의 살인범의 포스를 보여줍니다.사람마다 호불호가 말 그대로 극명하게 갈릴 영화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영화는 자신이 할 걸 했고, 그것은 이 영화를 컬트가 되게 했습니다. 그리고..,솔직히 윌렘 데포가 여장하는 걸 어디서 봐요? 여기서 보고 웃으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국에서 이 영화 개봉 1년 뒤, 짝퉁 속편이 하나 나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10년 후...([분닥 세인트 2 - 올 세인츠 데이]에서 계속~)

1. 이 영화 개봉과 때를 맞춰서 밴드를 하던 감독 트로이 더피는 밴드 이름을 분닥 세인트로 변경해서 엘범을 냈습니다. 그리고 그 밴드 이름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습니다.2. 이 작품은 아직도 미국에서는 극장에서 상영이 되고 있고, DVD 2장으로 R등급과 무등급 두 버전을 담은 버전으로 나오다 못해서 블루레이까지 출시됐습니다.

3. 이영화에서 등장하는 3명의 경찰의 이름은 돌리, 더피, 그린리. 네, 가운데 들어간건 감독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