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쉽 트루퍼스

쟈니 리코는 군인이 된 카르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대에 입대합니다. 돌머리지만 타고난 운동신경과 저돌성으로 그는 한 팀의 리더가 되지만 불의의 사고로 그는 자진퇴소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운석충돌로 사라지게 되고, 그는 분노에 차서 퇴소를 무르고 전투에 투입되면서 영웅적인 행로를 걷게 됩니다.

영화는 저 멍한 10대가
여러 과정을 겪고 
베테랑이 되는 걸 '비꼬면서' 보여줍니다.
 

폴 버호벤은 주류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그 주류를 비꼬는 영화들의 전문가입니다. 기업사회를 제대로 비꼬던 [로보캅], 성적인 산업을 제대로 비꼬고 보여준 [쇼걸], 그리고 냉정하게 실제 2차 세계대전에 있었을 법한 일을 그려낸 [블랙북]까지 그의 영화는 큰 예산으로 만들어지지만, 그 예산과 제작사가 무색해질 정도의 비꼬기를 거부감 없이 훌륭히 구사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특정대사를 내뱉는 인물의 상황으로 뭔가를 꼬아대는 그 실력이란...
언론이 전쟁의 정당화를 위해 사용되는 이 순간의 공포.
그래도 여기는 사기라도 덜 치는 감이라도 있지...원...

로베르트 하인리히의 원작은 군국주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버호벤의 손아귀로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은 비꼬기 위한 것들이 됩니다. 그것을 위해 그는 이 영화를 2차 세계대전당시에 나오던 전형적인 홍보영화 스타일을 사용했습니다. 이걸 만약 실력 없는 감독이 썼다면 이건 그냥 멍청한 프로파간다 무비겠지만, 능력 있는 그는 이렇게 만들면서 비꼬기의 요소를 구석마다 광고를 통해 활용합니다. 또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현실적인 영웅의 요소를 사용해서 깔끔한 느낌이 아닌 묘한 느낌을 주게 합니다.

의도된 방식으로 삽입되는 광고들. 이것들을 통해 그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강해집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1억 달러에 가까운 제작비를 국가가 지원해서 만드는 프로파간다 영화의 요소들처럼 스펙터클한 요소에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것은 폴 버호벤이기에 멍청한 화면이 아닌 재미있고 즐거운 화면들이 되며, 그 돈이 엉망으로 쓰인 게 아님을 증명하듯 화려하면서 현실성이 있는 특수효과도 하나의 큰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후 말 그대로 저예산으로 가면서 삽질로 가신 특수효과와 달리 질이 현 상황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꽤 괜찮습니다.

제작비 덕택에 이런 장면들이 세월의 때를 안 탈 수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고어도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영화를 찍으면서 유명배우를 쓰지 않고 대부분 이 작품으로 이름을 얻은 배우들을 쓴 것도 영화에 좋은 점으로 작용합니다. 만약 유명배우들을 썼었다면 감독이 원하는 효과는 전혀 얻어내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은 이 이야기를 감정이입해서 보는 게 아니라 좀 냉정히 볼 수 있게 해주고, 이들이 연기를 못하는 게 아니기에 각각의 캐릭터에 집중하게 합니다.

대부분 이름없음의 힘을 잘 받으신 분들. 뭐 지금도 이름은 별로 없으십니다만...

그러나 어찌 보면 앞의 요소들은 오히려 반격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화성침공]같이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인 거죠. 그리고 그 리스크는 이 영화의 흥행에 안 좋게 작용했습니다.(제작비의 절반정도를 회수하는 정도로 종료)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블랙코미디 SF 액션영화입니다. 고어가 호러영화에 버금갈 정도로 나오기는 하는데, 그래도 그걸 각오하고 보실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날로 먹는 윗대가리들은 언제나 모든게 디 엔드를 외치고 나서 등장하죠.

1. 대부분의 배우들은 이 영화로 떴고, 이 영화 이후 별 힘 못쓰고 B급 배우들이 되었죠. 그나마 유일한 예외는 데니스 리차드 일건데, 이분도 [발렌타인]이후엔 영 힘을 못 쓰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2. 리스크를 막기 위해 트라이스타와 터치스톤이 공동제작을 했고, 덕택에 이 영화는 북미배급을 콜롬비아트라이스타(현 소니)가, 그 외 해외 배급을 디즈니/브에나비스타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3. 이 영화의 각본가 에드 뉴마이어와 특수효과전문가 필 타벳이 제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속편들은 이분들의 손아래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아...흑역사의 시작이구나...

4. 이 작품에서 함장으로 등장하셨던 여배우분, 1편에서 장엄하게 죽으시더니만 2편에서 다른 배역으로 등장하여 역시 장엄하게(그러나 전작과 달리 개그틱한 연출로) 죽어주십니다.

요분입니다.

by 천용희 | 2009/04/17 23:32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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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택씨 at 2009/04/18 09:58
괴물을 볼 때마나 저그가 연상이 되어서.....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9/04/18 23:53
그러나 저 괴물들은 원작부터 따지면 상당히 오래된 물건들이라죠...
Commented by shaind at 2009/04/18 12:49
원작을 "구원"한 영화...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9/04/18 23:53
절대 동의
Commented by Sick Boy at 2009/04/18 15:47
죤나 대박 쩌는 영화. 역사에 남을 대작. 1푠만.
Commented by bluenlive at 2009/05/02 09:02
1. 테란과 저그는 나오는데, 프로토스는?

2. 저글링을 잡는데 파뱃은 안 뽑고 마린 개떼만 뽑냐... 게다가 저그는 200마리 제한도 없단 말이다!

3. 어쨌거나 윗대갈분들에 대한 비아냥은 최고였음!

뭐 저에겐 이런 점들을 느끼게 해줬던 영화입니다.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9/05/02 12:23
1. 프로토스는 어딘가 있겠죠...-_-;;;

2. 원작이 나온 시기 + 프로파간다 영화 특유의 스팩따끄르를 생각한다면 역시 인해전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3. 그건 진짜 최고죠. 무시무시합니다.
Commented by okto at 2009/05/24 23:55
으흠... 이 영화가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군요.
이걸 고3때 키네마극장에서 처음 봤나...싶은데 너무 재밌어서 보고 또보고 했었습니다. 당시에 모두 무명이라 (천재소년 두기 빼고..) 영화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제임스 딘 닮은 주인공은 스릴 시커까지만 해도 좋았건만, 결국 이 영화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작년에도 3편에 캐스팅 당하는(?) 기염을 토하죠. 그러고 보면 감독이 참 묘해요. 쇼걸/블랙북/토탈리콜/원초적본능/스타쉽... 비꼬는거 빼면 도저히 한사람이 감독했다는 생각이 안드는데 완성도는 높은 것 같더군요. 혹시 폴버호벤 감독님 초창기 작품중에 좋은거 있으면 하나만 추천해주심 안될까요? 하나만...^^;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9/05/24 23:56
국내 출시명이 서바이벌 런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오렌지 병정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님 포스맨이라고 나온 4번째 남자도 추천합니다. 단, 초기작들을 보시려면 비디오를 미친듯 뒤지시거나 아님 DVD구입의 수를 쓰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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