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디보

줄리오 안드레오티는 25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탈리아 정치계의 전설 같은 인물입니다만, 또한 정치판을 엉망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그의 말년의 정치상황을 중심으로 그의 죄책감이나, 그의 여러 정치적 상황, 그리고 결국 그의 모든 행위들이 법정에 오르게 되는 상황을 다룹니다.
안드레오티의 친구들. 영화는 이들의 등장에서부터 한가지를 확실히 합니다.
이들이 악당이라는 거죠.

영화가 한 사람의 10년을 다루지만, 그 10년으로 그의 25년 정치생애 전체를 다루다 보니 등장인물도 많고, 알아야 할 정보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막의 압박이 좀 세긴 합니다만, 그 압박을 이기면 생각 외로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그것은 감독이 재미없을 정치 드라마를 만든 것이 아니라, 정치인을 진지하게 다루되, 그들을 다루는 방식을 [대부]같은 갱스터장르에 맞춰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이득에 따라 그에게 붙기도 하고 그를 협박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거의 유일하게 신념으로 움직이는 이분이 불쌍할 지경...

등장인물이 등장할 때 감독은 슬로우 모션 등의 여러 촬영방법을 쓰고, 배우들은 온갖 폼을 잡으면서 등장합니다. 이들이 뒷부분으로 공작 등을 할 때의 모습들은 범죄영화나 스릴러에 가까우며, 전반적인 리듬 역시 오락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런 오락영화의 리듬을 쓰면서도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치인 = 깡패’라는 것입니다. 그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는 장르를 타면서 확실해집니다.
그의 양심의 한 축을 보여주는 알도 모로.
(그에 대한 자세한 건 붉은 여단 사건을 직접 다룬 [굿모닝, 나잇]을 참고하시길)
안드레오티의 아내는 본인이 모든 걸 안다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에게도 말해 줄 수 없는 그만이 아는 진실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위해 다른 부분에서도 영화는 꽤나 노력을 기울입니다. 음악은 상대적으로 경쾌하지만, 필요할 때는 분위기를 잡아줍니다. 캐릭터들은 정치인 보다는 범죄자에 더 가까운데, 배우들은 그런 캐릭터들을 상당히 균형 있게 잡아줍니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토니 세르빌로는 그 자신이 줄리오 안드레오티가 되어서 상당한 열연을 펼치십니다.
어디를 가기 위해서는 보호받을 정도로 권력을 자랑하던 그도
정치적 논란으로 정치인의 생명을 잃게 되고...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수?

한번 개봉하면 보고 다시 싶은 영화입니다. 특히 이 나라는 왠지 우리나라를 보는 거 같아서 더더욱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가 가능할까하는 생각도 머리를 스치네요. 하아...

1.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습니다.
이분이 감독님. 데뷔 후 10년동안 감독 및 각본가로서의 안정적인 위치를 잡았고, 
난니 모레티의 [악어]에서 젊은 감독으로 출연했습니다.

2. 토니 세르빌로는 이 영화를 위해서 줄리오 안드레오티가 되었다고 앞에 썼는데, 실제 안드레오티와 외모를 비슷하게 하기 위해 분장에만 4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실제 줄리오 안드레오티
[고모라]에서의 토니 세르빌로
그리고 이 영화의 토니 세르빌로...ㄷㄷㄷ

3. 실제사건은 어떻게 종료됐냐고요? 무죄방면입니다...-_- 거기나 여기나 다를 건 없네요...

by 천용희 | 2008/11/07 20:07 | 이런영화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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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택씨 at 2008/11/08 18:43
이탈리아는 우리나라랑 비슷한 점이 많지요.
우리의 정치인을 다뤄도 결국 비슷한 경로를 밟을 거라는 거에 한표.
줄타기에 온갖 술수에, 비리에 연루되는 것, 부활까지....(우리는 하나가 더 있군요)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8/11/09 00:53
아마 우리나라가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총리나 우리나라 가카나...에휴...
Commented by 생강 at 2008/11/16 21:40
이거 참 재밌겠네요. 볼 방법이 없을 것 같다는 것만 빼면^-^;;;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8/11/17 03:49
수입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입사도 왠지 자막의 압박에 허우적 댈 거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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