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크롤러

전쟁이 사라진 가까운 미래. 전쟁은 이제 두 회사가 진행하는 쇼로서 사람들을 자극합니다. 구식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은 ‘키르도레’라 불리는 자라지 않는 존재들. 그 중 한 곳에 배속된 칸나미 유이치는 전투를 치르는 일상과 그곳의 상관인 쿠사나기 스이토와의 묘한 관계를 잇게 되면서 점점 키르도레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일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쿠사나기와 유이치의 첫 만남. 그리고 오시이 마모루의 특징 중 하나인 닥스훈트.
유이치는 이곳에서 전쟁을 펼치면서 점점 자신에 대한 의문을 가집니다.

[이노센스]의 강력한 실패이후 상당히 실험적인 저예산 실사 애니메이션인 [다치구이시 열전]을 만들었던 오시이 마모루는 다시 2년이 지나서 신작을 만들게 됩니다.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상당히 스케일이 크고 그 나름대로 오락적인 요소를 넣어서 만들어진 작품인 이 영화는, 그러나 묘하게 자신의 전작들과 닮아있으면서 조금 달라진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금 밝아진 캐릭터와 달리
이야기의 진행방식은 이전과 다른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답을 주지않는 질문의 연속.

이 작품의 전반적인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전쟁이 쇼가 되고 즐길 거리가 되는 세상. 그리고 그 전쟁을 위한 존재인 성장하지 않는 자들 키르도레. 그것을 마모루는 변하지 않은 그만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모든 이야기들은 질문이며, 관객에게 던져지지만, 그 답을 그는 풀어주지 않습니다. 그 문제는 그 질문을 받은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이고, 정해진 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이기에, 그런 문제를 내는 그를 보면 그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둠 속의 빛, 혹은 빛 속의 어둠.
그 속에서 쿠사나기는 뭔가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런 문제들을 감싸는 것은 3D로 만들어진 전투씬과 가와이 겐지의 음악입니다. 전투씬은 박력이 있고 강력합니다. 그것은 이 작품을 오락으로서 즐길 수 있게 합니다. 그러면서 영화에 드러나는 질문들과 드라마에 대한 하나의 답을 유도해 줄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가와이 겐지의 음악입니다. 따로 들어도 힘을 가진 그의 음악은 진지한 질문과 상황에 어울러져서 뭔가 고민할 수 있게 합니다.
전투씬의 표현은 가히 엄청납니다.

또한 캐릭터를 맡은 성우들 역시 그 인물들을 잘 표현합니다. 카세 료는 주인공 유이치의 심리나 상황을 잘 그려냅니다. 기쿠치 린코는 회의주의자였다가 유이치에 의해 변화하는 쿠사나기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쿠리야마 치아키는 작품의 중반 이후 등장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인물을 맡아서 질문을 할 때의 그 느낌을 잘 나타냅니다.
기쿠치 린코가 보여주는 쿠사나기는 어둠 속에서 점점 빛을 보게 되는 인물입니다.
분량은 적어도 상당한 비중이 있는 인물을 잘 보여준 쿠리야마 치아키.
보조인물을 잘 보여준 타니하라 쇼스케.
그리고 모든 이야기의 중심인 유스케의 카세 료.

그런데 그의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서 약간은 희망이 보입니다. 그가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은 변화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 안의 인물들은 좀 더 적극적이고 활동을 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전의 그라면 보여주지 않았을 엔딩스탭롤 이후의 모습은 놀랍게도 소름끼치고 뛰어납니다. 이것이 원작에 있던 건지 아니면 그가 추가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장면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절망일 거 같지만 희망이 느껴지는 두 사람...

오시이 마모루는 분명 연출에 있어서는 변화하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분명 변했습니다. 앞으로 그 변화가 좋은 모습이 될지 나쁜 모습이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금 보이는 것은 좋은 모습으로의 변화입니다.

1. 이미 태원에서 수입되어서 상영용 자막까지 씌워졌습니다. 부산에서 상영당시 이미 그 버전으로 상영됐죠.

2.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여주인공의 성은 쿠사나기입니다만, 이번엔 그녀에게 딸까지 있습니다. 왠지 이런 부분에서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3.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분 진출작입니다.

4. 영화는 2D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일본어를, 3D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고, 영어는 상당히 영국식 영어에 가까운 편입니다.(영어씬은 아예 성우도 따로 구해서 더빙했습니다.)

by 천용희 | 2008/11/04 00:18 | 이런영화 | 트랙백(1)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theisle.egloos.com/tb/214247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BlueWeiv at 2008/11/14 14:40

제목 : 스카이 크롤러(The Sky Crawlers, 20..
스카이 크롤러 감독 오시이 마모루 (2008 / 일본) 출연 카세 료, 키쿠치 린코, 쿠리야마 치아키, 다니하라 쇼스케 상세보기 개인적으로 오시이 마모루의 영화를 몇편보았다.. 전작들인 인랑/이노센스/공각기동대들이 그것이다. 책(야수들의 밤)도 읽었었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고 할 수 있는 데,...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 오시이 마모루 지음, 황상훈 옮김/황금가지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제일 기대했고 꼭 안놓칠려고......more

Commented by 없음 at 2008/11/04 11:21
심지어 소령님과 헤어스타일마저 비슷하군요(.....) 하여간 DVD등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8/11/04 12:24
이분 왠지 쿠사나기라는 인물에 애정이 상당하신듯 합니다. 태원이니까는 아마 3개월안에는 개봉할 듯 하네요.
Commented by 생강 at 2008/11/04 13:27
성우 때문에 뭐가 보고싶어지기는 처음이네요! 성우진이 정말 대박~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8/11/04 13:34
저도 애니 다 보고 정보 찾아보면서 알았습니다. 카세 료만 알았던...

진짜 대박이죠.
Commented by 김재현 at 2009/04/17 00:20
오시이 마모루 다운 작품이더군요..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맘에 들었습니다

"항상 지나는길이라 해서 경치가 똑같은건 아니야"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9/04/18 00:53
오시이 마모루 다운데, 전 그 엔딩에서 이분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