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강은 흘러라

연변의 고등학생 숙이와 철이는 가까운 친구관계를 유지합니다. 철이에게는 한국으로 돈벌러간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돈이 오게 되고, 그 돈으로 철이는 오토바이를 사게 됩니다. 그러면서 철이는 점점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갑니다. 한편 한국에서 돈을 벌던 어머니는 관리국에 의해 잡혀갈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두 주연배우.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그저 영화가 미안할 뿐...

독립영화계에서 영화를 만드는 건 힘든 일입니다. 그것도 비전문 연기자와 연변이라는 통제되기 힘든 공간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건 더더욱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낸 제작자 이지상씨와 감독 강미자씨는 청춘의 순수한 모습을 담기위해 노력했습니다만...
고생하는 거 압니다, 알아요. 그러면 잘 해야 될 거 아닙니까...

순수함을 다루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것을 다루는 방식에 따라서 영화는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순수함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 함정에 빠졌다는 겁니다. 이들은 영화자체를 촌스럽게 만들면 아이들의 순수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모양입니다만, 촌스러운 것과 순수한 건 완전히 다른 겁니다. 이것을 동일한 걸로 믿은 이들은 이것을 똑같은 것으로 취급을 해 버립니다. 덕택에 영화는 완전히 70년대 [고교 얄개]이후 양산되던 청춘영화의 모습을 갖춰버립니다.
이 영화가 더 새로워 보일 지경입니다, 진짜...

게다가 한국에 돈 벌러 온 어머니의 모습은 이들이 다루고자하는 이야기와 또 다른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묘사조차 이들은 엄청나게 안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의 모습은 마치 예전에 나오던 미국에 돈 벌러 간 한국인들의 고통을 엄청나게 안일하게 그렸던 70~80년대의 영화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 덕택에 엔딩이 상당한 비극성을 띄게 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생뚱맞게 나와 버린다는 겁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도 눈물만 그저...

그나마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여지는 배우들입니다. 이들의 연변 억양은 그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재미를 주게 되고, 또한 비전문 연기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배역을 상당히 잘 연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영화가 이들을 다루는 방식인데, 시각의 면에 있어서 뭔가 현실과는 다른 한 꺼풀을 쓰고 이들을 바라본다는 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판타지와 순수함의 동일화라는 또다른 문제까지 나타나 버립니다.
또 하나의 문제 - 판타지와 순수도 다른 겁니다...왜 개념을 혼동하세요...

비전문 배우들의 호연을 묻어버릴 만큼의 연출이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실제로 봤던 당시에 관객도 적었지만, 박수소리도 상당히 모호했습니다. 차기작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바랍니다.

1. 제작자로 참가하고 아버지의 역할을 한 이지상씨는 [둘하나 섹스]의 감독으로 더 유명한 독립영화인입니다. 최근에는 십우도 연작으로 다큐멘터리 작업중이십니다.

by 천용희 | 2008/10/26 23:39 | 막장영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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