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2일
이스케피스트


이 5명의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모이는가에 대해서 상당한 디테일이 소요됩니다.
영국감독 루퍼트 와이어트의 장편데뷔작인 이 영화는 미국의 장르영화가 아닌, 영국에서 장르영화를 만들면 어떤가에 대한 하나의 답으로 제시할 만합니다. 영화는 탈옥을 하려는 무리에서 시작하여, 탈옥의 과정과, 그 탈옥을 준비하는 과정을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그런 과정들은 이미 여러 번 봐서 식상할 지도 모르나, 생각 외로 흡인력이 있으며, 그러면서 묘사되는 감옥의 일상은 디테일의 힘을 받아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감옥 생활의 모습들은
탈옥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섞여 리듬과 재미를 자아냅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나오는 여러 인물들은 그저 그런 빤한 인물이 아닌,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인물이 이 작전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도 다양한 시각과 상황 속에서 참가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반을 넘어가서 후반이 되기 전까지의 긴박한 상황과 위기감은 감독의 연출에 힘입어 잘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에는 또한 배우들이 진짜 한몫을 했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극의 중심에 있는 프랭크역의 브라이언 콕스는 한동안 조용했던 필모그래피를 좀 시끄럽게 만들 정도의 연기실력을 보여줍니다.


이분의 연기는 사상 최강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역시 전직 한니발 렉터선생...

꽤나 상황을 위급하게 만드는 인물들도 자연스레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변수가 생겨나죠.

* 여기부터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영화에 흥미가 있으신 분은 주의 바랍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마지막의 반전은 좀 뭔가 정말 의외면서도 ‘사기다’라는 생각이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속으로 ‘혹시 이거 반전이 기껏 빠져나갔더니 딸 죽었다 아냐?’라고 예상을 했습니다만, 그 상황을 극이 진행되는 4분의 3지점에서 ‘나 그런 반전 안 쓰거든.’이라고 하는 듯이 관객에게 대사도 없이 알려주는 그 부분의 연출은 ‘그럼 반전이 뭐야?’하는 의혹과 함께 기대감을 증폭시켜줍니다. 그런데...그런데...
영화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은 사람을 당혹시키게 만듭니다. 알고 보니 이게 칼 맞은 프랭크의 상상 속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그러면서 진짜 탈출이 시작되는 반전이라니... 이거는 정말 관객이 예측하지도 못한 것이긴 합니다만, 또한 페어플레이의 측면에서는 비겁한 행위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몇몇 부분에서 좀 그런 것을 약간은 생각할 수 있는 의문점들을 쓰기도 합니다.

이 둘이 이렇게 만나게 되는 과정은 잘 만들어졌는데, 그 결과에서 나오는 효과는...
문제는 그것이 과연 관객에게 받아들일 수 있냐의 문제가 생기는데, 미안하게도 그 지점에 있어서는 전 조금 부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분명 복기를 하면 ‘아 그래서 그런 것이었나?’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예측이 아예 불가능한, 심리 스릴러물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의 엔딩은 사람들에게 당혹감을 크게 안겨줄 공산이 커버렸습니다.
* 스포일러 종료.
당혹스런 반전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진행과 디테일, 그리고 연출은 진짜 A급 오락영화로서의 재미가 충실합니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한번 보시길 바라지만, 반전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 보시게 된다면 그 정보를 잊어버리고 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영화를 더더욱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감옥영화라면 나오는 불법 격투장면. 이것도 이 영화에서는 일종의 계획입니다.
1. 이 영화에서 레리 드레이크라는 무식한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레이프 파인즈의 동생인 조셉 파인즈입니다. 지적이거나 멋있는 역할이거나 시대극 배우로 자주 나오던 양반이 연기 변신을 한 건데, 솔직히 자료 찾기 전까지는 못 알아봤습니다.
이렇게나 나오던 분이...
이렇게 나오고 억양까지 지우니 대단할 뿐...
2. 영화의 크래딧 및 스탭롤에 콜드플레이의 동명의 곡이 사용됐습니다. 곡은 상당히 좋고 어울리는 편입니다.
* 여기부터 약간의 스포일러가 언급됩니다.
3. 반전이 다 지나간 후에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프닝의 장면과 대구되면서 상당한 재미를 주게 됩니다.
4. 과연 탈출을 시도하는 나머지인물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영화가 끝나고 크래딧이 비추는 공간이 그 깊디깊은 지하수로의 긴 계단임을 생각해보면, 왠지 실패했을 거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보여주지 않았으니 속단은 할 수 없겠죠.
* 스포일러 종료.
# by | 2008/10/22 13:11 | 이런영화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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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감독 루퍼트 와이어트의 장편데뷔작인 이 영화는 미국의 장르영화가 아닌, 영국에서 장르영화를 만들면 어떤가에 대한 하나의 답으로 제시할 만합니다. 영화는 탈옥을 하려는 무리에서 시작하여, 탈옥의 과정과, 그 탈옥을 준비하는 과정을 교차하며 보여줍니다.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반전에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