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7일
미이라3 : 황제의 무덤


흥행의 시작.
그리고 그 뒷이야기들.


2007년, 유니버셜은 이 [미이라]프랜차이즈의 두 편의 작품을 준비합니다. 하나는 [미이라]시리즈의 오리지널 속편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이었고, 다른 한편은 [스콜피온 킹]의 속편인 [스콜피온 킹 2: 전사의 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미이라3]나 [스콜피온 킹2]모두 스티븐 소머즈가 [G.I. 조]의 감독으로 들어가 있었기에 그는 제작자로서만 이름을 올리고 두편의 작품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 준비를 하게 됩니다.

진정한 비극의 시작은 스티븐 소머즈가 이 작품에 들어갔을 때 예견 된 건지도...
[샹하이 눈]과 [샹하이 나이츠]의 두 각본가가 준비한 각본, 감독으로는 [트리플X]의 감독 롭 코헨이 준비된 가운데에 배경은 두 각본가가 나름 잘 아는 중국으로 바뀌었고, 시대적 배경역시 바뀌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에 오리지널의 배우들을 불러 모으지만, 레이첼 바이스가 캐릭터와 내용을 보고는 출연을 거부했고, 그때부터 뭔가 이 작품에는 불길한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불길함은 이연걸이 악역으로 캐스팅되고, 그 외에 다른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되면서 불길함이 종식되는 듯이 보였습니다.

이 분을 못 본다는 게 자체가 가장 큰 비극...T.T
그리고 개봉의 시기, 유니버셜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미이라3]를 개봉하고 순차적으로 [스콜피온 킹2]를 개봉하는 것. 다른 하나는 둘 중 하나를 비디오로 출시하고, 하나에만 신경 쓰는 것. 솔직히 1억불이상이 투자된 블록버스터 [미이라3]를 버릴 리는 만무하고, 그러니 결국 [스콜피온 킹2]이 바로 DVD로 출시되게 됐습니다.

[스콜피온 킹2]. 8월 말에 출시 예정이고, 국내출시는 미정입니다. 감독은 러셀 멀케이.
UFC 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투어가 악역으로 출연합니다.
UFC 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투어가 악역으로 출연합니다.
그럼 내용을 살펴볼까요? 1946년 전쟁이 끝난 세상에서 릭과 에블린은 지루하면서 조용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편 얌전히 공부할 거라 믿는 부모의 믿음과 달리 알렉스는 중국으로 가서 유적발굴에 힘쓰고 있었고, 그는 마침내 유적을 발굴합니다. 그러나 곧 그는 낮선 여자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고, 릭과 에블린이 그만뒀던 비밀임무를 다시 맡아 이들이 상하이로 오게 되면서 상이 차려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수천년전에 악명을 떨치던 황제 한이 부활하게 되는데...

이 사진 봤을 때에 그냥 포기했어야 하는 건데...
이 영화의 가장 무서운 점은 각본부터가 이미 방향을 잃었다는 겁니다. 분명 두 명의 각본가는 1편과 2편을 보고서 그 각본들에서 따올 수 있는 부분은 다 따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장면을 따오긴 했지만, 그 장면을 연결하는 것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스토리 전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일단 황제가 저주받게 된 전설을 얘기하는 부분은 쓸데없이 길고, 주인공 부부가 갈 이유는 사실상 없으며(영화를 위한 억지가 확 보일 지경) 미이라라고 하지만 우리는 미이라가 아닌 석상이 돌아다니는 걸 1시간이 넘게 봐야 하며, 미이라로 돌아다니는 건 한 30초정도이고 나머지는 이연걸로 돌아다니는, ‘너 미이라 맞니?’라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석상이 내뿜는 요가 파이어...미이라라고 돌아다니는 석상을 우리는 1시간이나 봐야합니다.
이 모습으로 등장시간은 1분도 안 되는...
게다가 이 모습이 되면 미이라의 특성 따위 없는....
(이미 미이라 되기 이전부터 마법사용)
게다가 1,2편의 인물들과 달리 3편의 인물들은 진짜 종잇장 한 장보다 더 얇은 인물들이라 2편에서는 하지도 않은 방법으로 1,2편을 들먹거리면서 얘기를 할 때는 가히 심기가 불편할 지경입니다. 2편은 장면과 스케일로 1편을 연상하게 하는데, 3편은 그냥 말로만 해대니, 가뜩이나 1,2편과 내면도 다른 인물들에게 적응이 안 된다는 것이죠. 또한 전작의 악역인 이모텝도 매력이 많이 없기는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악역만큼 매력이라는 게 아예 없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미 미이라 되기 이전부터 마법사용)

허세 근석(...)이 아니라 허세 브랜든...과거예기를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는데...
하긴 캐릭터자체가 1,2편과 다르다 보니...
조나단 - 이비하고 알렉스는 어디 갔어?
릭 - 나도 몰라. 갑자기 저 여자가 이비고, 저 애가 내 아들 알렉스라는데?
아무 것도 안 만들어주고 연애하라면 믿겠니?
게다가 스티븐 소머즈가 B급 취향의 장면들을 잘 조화시키면서 관객에게 장면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면, 롭 코헨은 그냥 싸게 쓴 장면들을 그냥 싸게 찍을 뿐입니다. 워낙에 각본조차 싸게 쓰인 판국이라 감독의 조율이 진짜 중요한 판국인데, 그는 조율 따위 필요 없다는 듯이 각본에 쓰인 대로 찍습니다. 그 결과 장면들이 돈은 든 티가 확확 나는데, 그만한 재미는 전혀 보장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뻔한 드라마의 조율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 의도로 쓰인 대사의 커버도 잘 안되니 남는 건 없습니다.하긴 캐릭터자체가 1,2편과 다르다 보니...

릭 - 나도 몰라. 갑자기 저 여자가 이비고, 저 애가 내 아들 알렉스라는데?


킹기도라 이연걸...돈은 많이들은 거 같은데...아놔...-_-
이런 해골군단과
토인 부대도 돈 들어간 티는 확확 나는데...왜 재미가 없지?
두 분의 대결. 뭔가 참 연출이 안 이루어지면서 안습의 연속...



이런 상황이니 배우들도 뭐 대책이 안 서게 됩니다. 그러니 노력해도 아무것도 안 되고 그저 이분들에게는 안습 일 뿐입니다. 아무리 마리아 벨로가 본인이 에블린이라고 해도 도저히 그 캐릭터의 기분이 안나니 이건 그냥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일 뿐이고, 아들이라고 나오는 녀석은 브랜든 프레이저와 거의 나이차이가 안 나는 그 얼굴로 인하여 이건 아들인지 부자인지 분간이 안 가며, 황추생과 이연걸의 악역은 그저 보는 이들에게 상처로 남을 뿐이고, 양자경이나 러셀 웡은 그저 낭비의 극단입니다. 존 한나나 프레이저는 꾸준히 나온 분들이긴 하지만, 이번작품에서는 그냥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다른 인물로 느껴질 뿐입니다. 양락시의 경우 미모가 빛나지만...T.T

이건 아버지와 아들인지 형동생인지...
저때 내뱉는 대사인 “실은 다른 사람이랍니다.”라는 대사에 절대 동의하게 만든 당신은 누구?
황추생 선생의 굴욕.
더 중요한 건 이 캐릭터가 빨리 퇴장하는 캐릭터면 나은데 참으로 오래 살아남는 분이라는 게 진정한 문제입니다.
러셀 웡. 이분 아주 오랜만의 메이저영화인데, 분량도 안습, 캐릭터도 안습...
이 아가씨의 미모가 아니었으면 영화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을지도...
왠지 출연 하신 걸 후회하시는 이미지...
진정한 안습은 연걸형님. 게다가 웃음 터질려고 하는 모습은 집어넣은 거냐....
뭐 할 말이 없는 영화입니다. 그냥 제대로 무덤을 판 시리즈 최악의 작품이 되어버렸죠. 이제 희망은 스핀오프인 [스콜피온 킹2]에 걸어야 하는 건지 걱정입니다... 

더 중요한 건 이 캐릭터가 빨리 퇴장하는 캐릭터면 나은데 참으로 오래 살아남는 분이라는 게 진정한 문제입니다.





1. 이 영화에서 초반부에 주인공의 부하로 나왔던 러셀 웡은 [로미오 머스트 다이]에서 이연걸과 마지막 승부를 벌였던 인물인데 여기서는 그 관계가 완전히 뒤집힌 엄청난 대결을 펼칩니다...-_-
2. 초반부 암살자로 이연걸과 연결이 되는 오경이 나옵니다만...안습의 액션과 분량을 자랑합니다.

살파랑때 오경. 이 영화에서는 이런 모습도 없는...
# by | 2008/08/07 14:03 | 막장영화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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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지긴 했어도, 여전히 서양권엔 동양권에 대한 신비감? 이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데 좋다~ 멋있다~ 하는 경우가 간혹 있더군요... 그런 걸 노린 것 같기도...(하지만 다른 설정들도 눈물나네요ㅠㅠ)
이런 수준의 리뷰를 천용희 님께서 써주신 것만으로도 이 영화에겐 대단한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워낙에 문제가 많은 영화지만, 특히 눈에 띄던 것은 "황제"의 능력치와 "양자경 모녀", 예티 족의 능력치가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황제는 [X멘]의 초인 몇 명을 묶은 힘 같은데, 어디까지 가능한지 또는 불가능한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고
양자경 모녀는 영생을 얻었다는데, 그게 어떻게 된 것이며, 어떻게 그 능력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고
예티 족은 갑자기 생뚱맞게 나왔다 들어간 것인지를 모르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