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시베리아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마친 부부 로이와 제시는 비행기로 바로 돌아가는 대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하여 모스크바까지 가는 여행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면서 열차를 타게 된 그들에게 에비와 카를로스라는 동행이 붙습니다. 그러나 카를로스가 제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왠지 뭔가 일을 저지를 거 같은 분위기이고, 이 커플과 나누는 대화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던 중 로이가 실수로 기차를 놓치게 되면서 그를 기다리기 위해 제시는 에비와 카를로스 커플과 같이 내리게 되고, 카를로스는 계속해서 제시를 유혹하게 됩니다.
로이와 제시는 즐거이 기차에 탑승합니다. 비록 승무원들은 대충 일하고 말도 안 통하지만...
그런 그들앞에 나타난 카를로스와 에비.
부부는 그들과 친해지지만...
그들은 어딘가가 수상해보입니다.
제시의 취미는 사진.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행위는 나중을 위한 복선이 됩니다.

2004년, [세션나인]이후 TV시리즈의 연출을 드문드문 맡은 브래드 앤더슨은 스페인으로 건너가 크리스찬 베일과 함께 [머시니스트]를 작업합니다. 배역을 위해 살인적인 감량을 한 그의 열연으로 영화는 상당히 좋은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그 후 브래드 앤더슨은 다시 TV시리즈의 연출을 하다가(그중에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너무 많이 듣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올해 다시 극장용 영화로 돌아오게 됩니다.
철로를 바꾸기 위한 곳에 들린 기차. 부부는 내려서 주변을 봅니다.
신난 남편과 지친듯 보이는 아내.
그러면서 여러 비상 상황들이 생겨나고 점점 이들의 여행도 궤도를 틀어갑니다.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같은 옛날영화들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는 예스럽고 이야기의 진행은 천천히 흘러갑니다. 그러나 그 천천히 흘러가는 리듬이 나쁘지 않습니다. 천천히 흘러가는 동안 영화는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주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될 지에 대한 분위기를 잡아갑니다.
중반이후 영화는 상황이 바뀌게 됩니다. 알고싶지 않은 비밀을 알게되고 가지게 된 제시.
늦어진 남편과 친해진 그리고 같은 객실을 쓰는 남자는 그녀의 위기감을 더더욱 증폭시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분위기를 잡아가던 영화는 한 순간을 맞이하면서 갑작스레 리듬이 빨라집니다. 그 전체의 조율을 브래드 앤더슨은 욕심을 내거나 하지 않으면서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언제나 해피엔딩을 추구하지 않은, 보는 사람 입장에서 뭔가 남을 수밖에 없는 엔딩을 이끌어내는데, 그 과정까지의 진행이나 상황들이 절대로 나쁘지 않습니다.
후반부, 위기 상황은 더더욱 심각해지고
점점 몰아붙여지는 가운데에
이들의 믿음마저 시험에 들 위기에 놓입니다.

전반적인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 편입니다. 우디 해럴슨은 나이를 먹으면서 좀 살이 붙긴 했지만, 그 덕택에 그가 이전까지 해온 신경질적인 인물이 아닌 좀 어찌 보면 순진해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어느 정도 세상사는 이치를 아는 듯이 보이는 로이를 보여줍니다. 에밀리 모티머는 점점 진행되면서 영화 전반의 상황을 이끌어가는 인물이 되는 제시를 잘 나타냅니다. 
우디 헤럴슨. 살이 좀 붙었지만 그 이미지가 오히려 배역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밀리 모티머는 극의 갈등의 대부분을 안은 캐릭터를 무리없이 잘 표현해냈습니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에두아르도 노리에가나 킹 벤슬리는 본인들의 연기 실력을 통해 약간 허전해 보이는 인물들을 채워 넣고 있으며, 케이트 마라의 경우,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그 이전에 보여줬던 최악의 영화들의 연기들을 잊을 수 있을 정도의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단지 토마스 크래취만의 경우는 좀 쓸모없이 사용된 게 아닌가 싶은 소모적인 연기를 펼쳐서 아쉽습니다.
킹 벤슬리. 어떤 작품을 하던 그의 연기는 믿을만 합니다.
(단, [블러드레인]제외....거기는 용서가 안되는...)
가장 아쉽게 소모된 토마스 크래취만.
물론 러시아인 연기는 좋았지만, 배역이 그의 연기력에 비해 너무 작았습니다.
(그래도 [천상의 예언]보다는 낫다는...거기는 아주 낭비 수준...)
노리에가씨야 예전부터 연기 잘했고,
끔찍한영화[줌]에 출연했던 케이트 마라는 그녀의 불신을 종식시킬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브래드 앤더슨이라는 감독을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단초입니다. 이 단초는 그가 어떤 장르를 하던, 어떤 이야기를 하던 그의 신작이 나온다면 그를 믿고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단초입니다.
오랜만에 미국에서 찍는 차기작도 기대합니다, 감독님.

1. 배경은 러시아지만, 스페인, 영국, 리투아니아, 독일 4개국의 합작품입니다. 주요 제작사는 그가 [머시니스트]때 같이 일했던 필맥스.
브라이언 유즈나가 현재 소속되어있는 영화사이기도 하죠. 
[REC]의 하우메 발라메로나 [버려진 아이들]의 나초 세르다도 이쪽 소속입니다.

2. 역시 비슷한 얘기인데, 배경은 러시아지만 영화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촬영지가 어딘가 했더니 전부다 리투아니아에서 찍었더군요.

3. 에두아르도 노리에가는 [오픈 유어 아이즈]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대체 당신은 뭘 먹고 살기에 늙지도 않는 거냐.....ㄷㄷㄷ
이때와
이때와
지금이 다른게 뭐냐고? 없잖아. 당신은 늙지도 않아?

P.S. 포스터 모음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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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용희 | 2008/07/30 04:24 | 이런영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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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생강 at 2008/07/31 10:40
앗, 이거 되게 재밌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생강 at 2008/07/31 10:41
근데 에두아르도 노리에가도 진짜 안 늙었네요, 떼시스 때랑 비교해도. 스페인 것들은 다 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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